제주도 출장 갔다가 평생 볼 눈 다 보고 왔습니다.

4년 만에 찾은 제주도. 비록 여행은 아니고 일을 동반한 입도였지만 짧은 기간 압도적인 제주도 대자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폭설주의보가 내려진 제주도에서 한라산-중산간-해안가는 전혀 다른 세상였습니다. 중산간에서는 세상 모든 눈을 맞이하는 것처럼 하염없이 내리고 쌓이다가 차로 30분 달려 시내로 오면 그 흔적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습니다. 렌트카 창문과 보닛 그리고 천장에 쌓여 있는 눈의 흔적으로 “아..이 차가 어디에서 왔겠구나..” 정도 가늠만 할 뿐

제주도에서 바짝 얼은 몸 고사리 해장국으로 녹여봅니다.

언제나 제주도가면 먹어 봐야지 했던 고사리 해장국. 기다림의 의지가 약해 포기했었지만 이번에는 기필코 먹어 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통했던 것인지 짧은 대기 시간 끝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맛있습니다. 제 입맛에는 거의 완벽하게 부합하는 맛이었습니다.

칼칼하기 보다는 고소하고 구수한 맛이며, 점도가 있는 국물이라 처음에는 엄청 뜨겁지만 한 두 숟가락 뜨다 보면 어느새 차분해진 고사리 해장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 입천장 한 번 정도는 해장국에 내어 주시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렇게 한 그릇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찬바람에 바깥에서 기다리고 계실 누군가를 위해 자리를 내어 드렸습니다.

고사리 해장국 한 그릇으로 제주 공항 가는 길이 따뜻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