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름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데일 것 같은 햇볕 속의 생명력, 쉬이 지지 않는 태양 덕에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을을 맞이할 때의 멜랑꼴리함. 제가 사랑하는 여름의 요소입니다. 물론 덥고 끈적한 날씨는 견디기 힘들지만요. 그럴 땐 시원한 에어컨 아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오늘은 제가 사랑하는 여름의 영화와 그 안에 등장하는 음식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함께 이 영화들을 감상하며 여름의 매력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레이버데이> 속 ‘복숭아 파이’

[줄거리]

아델은 이혼 후 아들 헨리를 홀로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어느 날 우연히 탈옥수 프랭크를 집에 숨겨주게 되고. 그렇게 1일, 2일, 5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델과 프랭크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떠나려 하지만 위기에 부딪히게 되는데..

레이버데이에서 복숭아 파이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델과 헨리, 프랭크 세 사람이 함께 파이를 만들며 집안은 긴장감에서 온기로 바뀌게 됩니다. 파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반죽이 교차되어 있는 파이가 아니라 미국 남부 스타일의 파이라고 해요. 유튜브에도 레시피가 있으니 한 번 만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참고로 저도 만들어봤는데 똥손이라 차마 먹을 수조차 없는 결과물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속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줄거리]

후라이드 에블린은 항상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과 양로원에 계신 숙모를 뒷바라지하며 살아가는 중년의 여인이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망가진 몸매 때문에 속상해하던 그녀는 양로원에서 만난 80세의 노파 니니가 들려주는 앨라배마주의 카페 ‘휘슬스탑’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휘슬스탑’의 대표 메뉴입니다. 미국 남부지방의 전통 음식으로 얇게 저민 풋토마토와 밀가루, 계란, 옥수수 가루 등을 함께 넣어 만든 음식이라고 해요. 토마토 튀김이라..예상되는 맛이면서도 쉽게 상상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레시피도 간단하니 한 번쯤은 도전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속 ‘수유나무 잼’

[줄거리]

도시에서 생활하던 이치코는 고향인 코모리로 도망쳐 온다. 시내로 나가려면 한시간 이상이 걸리는 작은 숲 속 마을에서 자급자족하며 농촌 생활을 한다.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과 코모리의 제철 작물들로 요리하면서 레시피에 얽힌 추억들을 회상한다. 이치코의 일상에 어느날 낯익은 필체의 편지가 도착한다.

주인공 이지코의 집 옆에는 수유나무가 있습니다. 수유열매는 시고 떫어 맛이 없기 때문에 잼을 만들어 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유의 계절이 돌아왔기에 잼을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수유를 잘게 으깨고, 씨를 걸러내고, 설탕을 넣어 졸여내면 탁한 핑크색의 수유 잼이 완성됩니다. 다음 날 완성된 수유 잼을 바게트에 발라먹는데요, 과연 맛은? 역시 시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