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크고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맛있는 무언가를 먹고 나면, 어두워진 마음속 꺼져가던 불씨가 새로이 타오르며 다시금 힘껏 살아갈 힘을 얻고는 하죠.

하지만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삼시 세끼 매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는 것조차 벅차고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정성껏 요리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얻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영화에서 음식은 유독 치유, 위로의 소재로 쓰입니다. 일상에 지쳐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할 때 영화 속 그들은 그리운 맛, 보고 싶은 고향을 향해 떠납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 그들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각자의 기억과 사연을 그들에 대입해 따뜻한 위로를 얻습니다. 음식에는 대체 어떤 힘이 있길래, 그들과 우리 모두가 그 사소한 것에 치유를 받는 걸까요.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두 편이 있습니다. 음식을 통해 치유와 위로를 전하며 마음을 든든히 채워주는, 《3일의 휴가》 그리고 《리틀 포레스트》입니다.

《3일의 휴가》 속 고향으로 내려온 딸 ‘진주’는 그리웠던 엄마 ‘복자’의 집밥을 떠올리며 직접 요리를 시작합니다. 무를 소로 넣은 엄마표 만두, 햄을 가득 넣은 스팸 김치찌개, 시간과 정성을 다해 손수 만든 수제 두부와 곁들여 먹을 김치와 막걸리, 속까지 따뜻해지는 깊은 맛의 잔치국수까지. 엄마의 지난 시간들이 담긴 레시피, 그리고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음식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진주는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며 그간 느끼지 못했던 마음을 깨닫습니다.

《리틀 포레스트》와 《3일의 휴가》는 본질적으로 같은 온도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두 작품은 굉장히 닮아있죠. 《리틀 포레스트》 속 혜원 역시,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버린 채 고향으로 내려와 어린 시절에 엄마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요리들을 손수 해나가며 ‘나’를 채워가죠. 더불어, 음식을 통해 치유받으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 나갑니다. 다시 나아갈 힘을 얻은 혜원은 앞으로의 새로운 삶을 향한 여정을 떠납니다. 지난 기억들이 담긴 음식, 그리웠던 고향에는 그런 힘이 있는 것입니다. 《3일의 휴가》에도 ‘기억이라는 게 사람이 살아가는 연료 같은 거야’ 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그렇죠.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 친구들과 학교 끝나고 먹었던 떡볶이. 추운 겨울날 식당에 들어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국물을 마시며 몸을 녹였던 잔치국수. 음식에는 기억이 담겨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음식이 지닌 강한 생명력이자, 유일무이한 힘입니다. 앞서 언급한 두 영화는 그 속에서 느끼는 마음의 위안을 다루며 진정한 삶의 가치를 전합니다.

‘음식’과 ‘영화’는 공동 선상에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즐거움과 행복을 찾고자 하는 사소한 움직임이자, 나만의 작은 숲을 잘 가꿔나가고자 하는 푸르른 마음에서 비롯되는 소중한 날갯짓인 거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영화를 보며 함께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각자의 깨달음과 위로를 얻습니다. 그리고 이는 또 하나의 새로운 기억이 되어 그 순간 속에 영화와 음식과 함께 깊게 간직됩니다. 그것으로 우리는 또 한 번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죠. 우리 모두 각자의 레시피가 담긴 인생 속에서, 우리만의 작은 숲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가 보는 것 어떠세요?

여러분도, 그리고 저 스스로도 일상에서의 소중한 가치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영화를 곁들인 음식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때로는 재밌는 영화를 보며 여러분만의 작은 숲을 푸르게 지켜나가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또한 제 이름인 '꿈꾼(dreamer)'처럼, 각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식후경 대학생 오디터 '꿈꾼' 최형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