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네, 수원 왕갈비 통닭입니다.”

이 대사, 다들 기억하시나요? 바로 영화 <극한직업> 속 최고의 명대사로 꼽히는 대사죠. 무려 1600만 명이 넘는 관객 수를 동원한 <극한직업>은 마약반 소속 형사 5명이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한 ‘수원 왕갈비 통닭’이 뜻하지 않게 맛집으로 유명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입니다.

오로지 ‘웃음’에 집중한 정통 코미디에, 대한민국 대중과 가장 친숙한 음식인 ‘통닭’이라는 소재를 버무려 큰 호응을 받아 흥행 돌풍을 일으켰는데요.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영화의 주요 아이템인 ‘수원 왕갈비 통닭’에 대한 관심도 역시 높아졌죠. 여러 식당에서 ‘왕갈비 통닭’ 메뉴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각종 SNS에서 인증 글과 후기가 속출하며 대표 치킨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열기에 힘입어 수원 통닭 골목으로 통닭을 먹으러 향하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늘어나며 왕갈비 통닭 열풍이 불기도 했답니다. 실제로 당시 수원시는 수원 왕갈비 통닭을 전국에 알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극한직업>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 등장한 음식이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 사례가 또 있는데요. 바로 전 세계가 열광한 영화 <기생충>입니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면발이 굵은 라면을 섞은 요리로, 라면과 매운 수프가 짜장 베이스인 짜파게티와 어우러져 더 풍부하고 매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이전에도 한차례 유행했던 짜파구리지만, <기생충>에서 한우 채끝살을 넣은 짜파구리가 비중 있게 다뤄지며 다시금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생충>이 월드 와이드급 흥행을 기록함에 따라, 덩달아 작중 나온 짜파구리도 K-라면이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지는 시기와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글로벌 ‘메가 히트’ 음식으로 떠올랐죠.

이에 힘입어 한 라면 브랜드는 글로벌, 특히 북미 지역을 타깃으로 짜파구리 상품을 개발해 신제품으로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SNS와 유튜브에서 엄청난 반응을 일으키며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와 지역, 나아가 국가와 문화의 인식에 있어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단순히 감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삶 속에 깃들어 무수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 그에 따라 유행을 일으키며 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대중예술이자 문화인 ‘영화’가 가진 힘 아닐까요?

일상 속 늘 함께하는 ‘음식’이 ‘영화’와 만나 시너지를 일으켜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고 이끌어 나간다는 것, 참 유의미하고 뜻깊은 현상인 것 같습니다.